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군이 최근 새로운 전차를 투입하고 있다. 바로 '거북이 전차'다. 이 전차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차체에 금속 방어망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거북이 전차의 방어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활동하는 제79 독립 공중강습 여단은 지난 5월 14일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도네츠크 주의 마을 노보미하일로프카 주변에서 러시아군 부대가 우크라이나군 부대를 공격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중에는 금속 방어망으로 덮여 있는 러시아군 전차도 등장한다.
제79 여단은 소셜 미디어에 "전차에 방어용 금속망을 설치해도 정확한 공격에는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최근 몇 주 동안 인터넷에서 확산된 영상은 러시아군이 전차를 금속 덮개로 덮어 우크라이나군의 FPV(1인칭 시점) 드론, 즉 카미카제 드론 공격을 방어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금속망이 설치된 이 전차는 '거북이 전차'라고 불리며 SNS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소형 무기 전문가 매튜 모스는 이 거북이 전차가 러시아군이 새롭게 공세를 시작한 하르키우 주 북동부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선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북이 전차가 더 늘어나고 형태도 통일될까? 모스는 "거북이 전차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우크라이나군이 이에 적응해 더 효과적인 공격 방식을 고안해낼 수 있는지, 이 두 가지 요소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 정보원이 공개한 영상에는 도네츠크 주에서 러시아군 전차가 파괴되고, 방어용 금속 덮개가 잔해로 남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저렴한 FPV 드론을 대량으로 투입해 러시아군 장갑차와 전차를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4월 초 "러시아군 전차는 우크라이나군 FPV 드론의 '좋아하는 표적'"이라고 밝혔다.
제79 여단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노보미하일로프카 근처에서 드론과 포격, 대전차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군 차량 행렬을 공격했다. "우리 군인들의 능숙함과 뛰어난 팀워크 덕분에 전차 4대, 보병 전투차 6대, 장갑 회수차 1대가 잔해로 전장에 남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차량 행렬이 "대규모 공격"의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이 공격 직전 이 마을 주변에서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었다.
노보미하일로프카는 최전선 마을이다. 러시아가 지배하는 도시 도네츠크 남서부, 러시아가 2023년 12월에 장악한 마을 마린카의 남쪽에 위치한다. 바로 근처에는 도네츠크 주 남부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 부흐레달도 있다. 도네츠크 주는 2년이 넘는 전쟁 동안 격전지였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5월 15일 오후 1시 30분(현지 시간)에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노보미하일로프카 북쪽에 여러 차례 공격을 가했다. 노보미하일로프카 서쪽에 위치한 마을 안토니프카도 공습을 받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공격을 강화하면서 5월 15일에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주에서 2개 마을을 추가로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북부에 배치된 러시아군 부대가 프리고보케와 루칸치를 장악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지난 5월 10일 북동부에서 새로운 전선을 개설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과 서방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력 분산을 노리고 있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동부에서 싸우는 호르티차 작전군의 나자르 볼로신 중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와 남부의 방어를 강화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에서 떨어진 전선을 따라 러시아군의 공격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5월 15일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주 남부 마을 로보티네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로보티네는 우크라이나군이 2023년에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마을이다. 우크라이나군은 5월 15일 러시아가 로보티네 주변에서 군대를 진출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 근처에서 "소규모 충돌"이 하루에 15번 발생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