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한 NHK의 대하드라마 '빛나는 너에게'는 중관백가의 짧고 비극적인 역사를 조명하면서도 그 가운데 숨겨진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해준다. 부헌공 후지와라노 미치나가의 동생인 도나가와 그의 아들 도카네는 단 7일 만에 관백의 지위를 잃고 말았지만, 그들의 삶은 세계문학의 걸작인 '마쿠라노소시'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작중에서 마히로 역을 맡은 요시타카 유리코는 일가친척들이 권력을 잃고 쓰러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겨우 관백이 된 도카네조차 취임 당일 쓰러져 7일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처럼 중관백가의 영광은 단 2회에 그쳐 스페이스에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하지만 그 비극의 그늘 아래에서 시비 무라사키가 쓴 '마쿠라노소시'가 빛을 발하게 된다. 이 작품은 드라마에서 마히로가 직접 집필하는 모습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원작 소설은 미완성으로 남아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완결될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특히 교토 황실에서 지내며 고시키부리를 사모했던 시비를 통해 궁중의 고달픈 삶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던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면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중관백가는 쇠락했지만, 그 안타까운 역사 덕분에 '마쿠라노소시'라는 불후의 명작이 탄생했다는 역설이 드러난다. 이처럼 작품 속 인물들과 그들의 관계를 통해 옛 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본 내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번 드라마는,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환기시키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